고민의 층에 대한 단상

근래 고민의 최상위층은 역시나 공부.
그래서 공부중일때는 이 고민이 잠시나마 해소된다.
동시에 공부 바로 아래층의 고민이 공부중에 나타난다.
이 차상위층의 고민은 수시로 생성과 해소, 혹은 층위의 상향/하향이 일어나는데, 그 종류가 실로 다양하다.
결국 해소되지는 않은채, 층위의 상/하향만을 되풀이하는 고민들이 몇개있는데.

오늘 만난 고민도 이런 부류다.
낯은 익지만, 역시나 고민으로서의 본질에 충실하여, 결코 편안하지 않은 녀석.

이런 와중에 떠오른 발전적인 발상 두가지.
다시 떠오른걸 보니 적어도 다른 특별한 고민거리는 없다는 의미인가보구나.
고민을 모두 해소한 후에 공부를 하는게 아니라 고민은 고민대로 안고가면서 공부를 해야하는거구나.

절름거리는 마음을 품에 안고, 공부할 밖에.

우리집 김서방이(정확히는 사돈어른께서) 인삼 한 상자와 한우갈비 한 상자를 보내주셨다.
덕분에 맛있는 한우갈비를 수시로 먹는 호사를 누린것 까지는 좋았으나…

인삼이 문제였다. 차나 달여서 먹으면 딱 좋을거같은데,
어머니께서는 생각나실 때 마다 인삼을 우유와 함께 갈아서 한잔 건네주신다.
최초의 인삼우유는 너무 인삼의 비율이 높아서 마시기보다는 떠먹기에 알맞은(샤베트같은 느낌의) 차마 먹기힘든 괴 음식이었지만,
우유의 비율을 많이 높여서 마셔서 섭취할수 있게 된 이후로는 한숨한번정도 쉬고나서 한 컵을 모두 비울 수 있을 정도의 상태가 되었다.

오늘 저녁즈음에도 한 잔을 비우면서, 우유가 아깝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보통은 인삼이 더 아깝다고 생각할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래서, 자기전에 신선한 우유 한 잔! 

안개낀 밤이 보여주는 세계가 오늘따라 생경하다.
시야가 극단적으로 좁아진다는건, 그 너머에 대해 상상하게 만든다.

안개낀 바다위에 떠있는 배라면 어떨까.
물결은 잔잔하게 살랑거리고, 배 밖의 세계는 무언가에 가려져있다. 수면과 공기의 경계도 지나치게 가까운 위치에서 애매해진다.
구름속에 들어있는 느낌- 그야말로 그런 상태
.

안개 너머에서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와도 이상할것 같지않은 그런 밤.
안개 너머에서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이 떠올라도 이상할것 같지않은 그런 밤.
알수없는 미소를 흘리며 다가와 어느새 내 손을 잡고서, 저 안개 너머로 나를 잡아끌더라도 이상할것 같지않은 그런 밤.

벤박에게 물어보면 경험담을 들을 수 있을것 같지만.
일단 월급을 받게된 이후에나 연락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