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었다.

얼마전, “농익었다.”는 표현이 얘깃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농익었다- 라니, 과일에 쓰면 참 잘 익었다는 표현이 될텐데,

이 표현을 상상할때 여드름이나 고름 같은 것과 연결되기 시작하면…

… 얼굴 표정들이 다 조금씩은 찡그려 지더라.

결국, 그 자리에서는

“OO는 정말 농익었어~” 라는 말이 그리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 않았다.

뭐, 사실 요새 글을 너무 안써서,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궁색하게 건져올린 단상일지도 모르겠지만,

표현이라는게(지금의 나에 비추어 보자면, 여기에 글을 적는 것이)

고름의 느낌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곪을 대로 곪은 뒤에야, 터져나와서는, 흔적을 남긴다.

농익지 않은 녀석을 짜내 봤자. 이런 시덥잖은 글이나 나오게 되는것도, 비슷하네.

좀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는 요즈음의 나는,

그만큼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말일테고,

그만큼 머리속을 곪기지 않고 있다는 말이겠다.

바람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좋다고 말하지 않을 수는 없겠다.

5 thoughts on “농익었다.”

  1. 나이 들수록 ‘농익은 생각’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서 글을 쓰지 않는건 아닐까요? 라고 합리화하면서 매일 시덥잖은 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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