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였더라,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라고 그랬던가.

세계는

카오스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그것이 점점 코스모스를 갖추는데,

그것을 갖추게끔 하는 것이 신이라고 생각했단다.

그리고 신이 인간을 만들었는가와 인간이 신을 만들엇는가에 대한 논란이 덧붙여지면서,

(대충 여기까지가 이것저것 주어들은 내용들.

  몇몇 수업들에서 단편적으로 들은 내용들인데도, 일견 통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점심때 밥먹으면서 든 생각인데…

카오스가 어떤것이었을까. 상상하다가?

혹은 퍼뜩, 떠오른것이. (그냥 밥먹다가 퍼뜩 떠오른게 맞는것 같다.)

지금, 내가 살고있는(혹은 내가 인식하고 있는) 이 세상이, 그냥 카오스다. 라는생각.

(아, 인식론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조금 많이 복잡해진다, 이건 pass)

혼돈, 알 수 없는것, 이것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생각하자면 나처럼 겁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을 오늘 낮에 나는 ‘도망치는 사람들’이라고 내멋대로 정해버렸다.)

카오스같은건, 무섭고, 이해할수 없고, 견딜수 없어서, 도망치려고 한다는 거다.

그래서 자신 안에서 코스모스를 지향하게 되는거야.

혼돈의 현상을, 자기 나름의 질서를 부여해서, 스스로 이해하고 납득하고,

그렇게 혼돈으로부터 도망치는거지.

굳이 패배감이 드는 ‘도망’이라는 단어를 사용한건 좀, 개인적인 감상같은 거고.

일종의 ‘자기 보호 기제’같은 것들 중 하나라고 하는게 더 객관적이어 보일것 같다.

(물론 오늘의 나는 ‘도망’이라는 표현을 고수 할테지만.)

아무런 질서도 없는 혼돈 그 자체인 세상에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멀쩡한 정신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이건 좀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을거 같은데, 별로 없지않을까?

언제 자기가 딛고있는 땅이 꺼져버릴지 모르는 불안감이 매 순간순간 뒤따라다니는 기분이라고 이런건!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를 부여하는 과정에 놓여져있는 그 모든 것들이, 신 이 될수 있는거지!.

주의깊게 생각해볼 만 한 건, 그게 다 자기 자신 안에서 나왔다는거야!

(여기서 집단 무의식과 관련되서 좀더 얘기가 진행될 수도 있는 부분이겟지만. 일단 pass)

태초에 카오스가 있었대, 그리고 그곳에 가이아(대지의 여신 이름, 혹은 그냥 ‘땅’이라는 명사.)가 생겨나고, 우라노스(하늘의 신, 혹은 그냥 ‘하늘’이라는 명사.)가 생겨났어.

그 둘이 몸을 섞을 때마다, 둘 사이에서, 혹은 가이아 여신으로부터 새로운 코스모스 부여자 들이 하나, 둘씩 태어났지.

빛, 어둠, 물 … 그중에는 물론 시간(크로노스, 혹은 ‘시간’)도 있었지.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되는 밤이 지난 뒤에는 빛이 생겨나고, 어둠(그림자), 물(이슬), 풀, 꽃…아 어지러워.

밤과 낮이 반복되면, 시간도 생겨나고…

그 시간은 모든걸 움직이게 만들고.

그 옛날 그리스 사람들이 세상에 코스모스를 부여하는 과정을 따라가보면 이런 식일텐데,

(이런, 어느 한 개인의 발상으로 시작해서 은근슬쩍 그리스 사람들의 질서부여방식으로 확장되버렸네,

  집단무의식-_-을 언급하면 이런때 좋을거야 아마도…)

난 지금도 충분히 이런걸 믿고 있다고 생각해.

어릴때부터 인지해온 과학이라는 코스모스 부여도구?

(지금은 신이라는 표현이 공감을 일으키지는 못하겠지, 과연 그런날이 올까?)

역시 믿고는 있지만.

그래서 오늘은, ‘신은 인간이 만들었다’는 (먼 옛날의 누군가도 떠올렸을 그)깨달음을 경험했다는것.

매우 뒤늦은 시대에 전혀 다듬어지지도 않은 발상인건, 부끄러워도 어쩔수 없잖아.

내가 지금 태어나버린 이상에야.

아, 그래서 글 적으면서 막 끼워맞추기 식으로 생각을 이어본건데,

서구 종교의 특징인 시작, 과 끝.

말인데,

태초는 언제인가? -라는 질문이 있지.

오늘 나의 대답은.

“태초는 내가 태어난 순간이었어.”

라는 거야.

나의 카오스는 그때부터 시작되었고, 지금계속 코스모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이 코스모스의 끝은 내가 죽는 순간이 되겠지.

그 옛날 서구인들이 말했던 세상의 시작과 끝은, 이런게 아니었을까?

(알아, 사실, 이건 좀 억지다.)

당신의 안에, 신은 있나요?

내 안에는 좀 많다.

내 성격 만큼이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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