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가장 시간도 여유롭고 집중했어야 하는 날이었는데,

근래들어서 가장 집중 안되는 날이 되버렸다.

머리속에는- 너무많이 생각해서

벌써 닳아도 한참은 닳아버렸을 것만 같은 소재의 잡상들이

둥실둥실 떠다니기나하고-

젠장, 왜 하필 오늘같은 날에-

왜 하필 요즘같은 때에-

둔한 듯 하다가도-

자극에 꽤나 충실하게 반응하는지도 모르겠다.

불꽃을 향해 달려드는 나방과 같은 타입이 있는가 하면,

얼음꽃을 향해 손을 뻗는 타입도 있는거다.

얼어버린 손끝에서는 고통을 느끼기도 힘들테지만,

아름다운 그것의 한치앞에서 멈추어서는 더이상 다가갈수 없는,

당장이라도 깨질듯한 자신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자면-

차라리 불타올라서 사라져 버렸으면 좋았을까, 라고 후회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이, 그 생각씨- 오랜만에 봐서 반갑기는 한데- 한 나흘쯤만 더 있다가 찾아옵시다.

그때쯤이면 우리, 꽤 흥겨운 춤을 함께 출 수 있을것 같은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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